최근 애플은 iOS 17.2 버전에서 아이폰 전용 일기(Journal) 앱을 출시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일기 앱 소개는 아래와 같다.
일기는 iPhone 사용자가 자신을 돌아보고 삶에 감사하는 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앱이다.
온디바이스 머신 러닝을 활용하는 맞춤 제안이 제공되어 사용자의 일기 쓰기에 영감을 줄 수 있다. 이 제안은 사진, 사람, 장소, 운동 등을 포함한 최근 활동 중에서 엄선되어 일기 쓰기를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예약된 알림으로 일기 쓰기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새로운 일기 쓰기 제안 API를 이용해 개발자가 앱에 일기 쓰기 제안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앱 잠금 기능, 온디바이스 프로세싱 및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탑재한 일기 앱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Apple을 포함한 그 누구도 사용자의 일기를 열어볼 수 없도록 설계되었다.
일기 앱 소개 전문 바로 가기
앱의 이름인 저널은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일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까지 서술한 것을 뜻한다. 사용자는 저널을 작성하면서 과거를 되돌아보고 스스로 생각한다.
일기 쓰기 시작을 위해
일기 앱은 사용자로 하여금 일기 쓰기를 시작하게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일기 쓰기'는 1단계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하는 것, 2단계로 그 일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저널링 두 단계를 가지고 있다. 일기 앱에서의 일기 쓰기는 두 단계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단계 별 시작을 돕는 기능이 일기 앱의 핵심이다.
1단계 - 일어난 일들을 기록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는 것도 벅찬 현대인들은 시작의 관문을 넘기 어렵다. 이에 일기 앱은 아이폰 사용자가 언제 무슨 일을 했는지 활동 데이터를 나열하는 것으로 답한다. 데이터는 크게 연락처, 위치, 청취한 음악 및 팟캐스트, 사진, 운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사용자는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저절로 기록을 쌓아 일기 쓰기 시작에 대한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2단계 - 일어난 일들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감정 정리
일기 앱은 사용자에게 두 가지 질문(prompt)을 던진다. 첫 번째는 사용자의 활동 관련된 질문, 그리고 두 번째는 사용자 활동과 관련 없는 질문이다.
첫 번째 질문은 자동으로 기록된 활동을 편집하려고 할 때 제안된다. 본인의 활동에 대해 무언가 작성하고 싶은 사용자는 활동 관련한 질문을 받는다.
두 번째, 사용자 활동과 관련 없는 질문은 사용자가 새로운 기록을 작성하려고 할 때 제안된다. 활동이 없지만 어떤 내용이든 작성하려던 사용자는 다양한 질문을 맞닥뜨리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생각에 빠질 수 있다.
질문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막연한 사용자에게 방향을 제시한다. 사용자는 그 방향을 따라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그려내며 그냥 흘려보낼 수 있었던 일을 완성된 기록으로 담는다.
Read me seconds.
2023년 틱톡을 중심으로 다시 떠오른 셀프 케어 트렌드의 중점은 정신 건강 증진이다. 명상, 감사 일지, 자기 자신과의 데이트 등 여러 수단 중 하나인 저널링은 개인적인 일과 그에 따른 생각을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애플이 셀프 케어 트렌드에 편승한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일기 앱 소개 첫 문장을 보면 애플이 사용자의 정신 건강을 염두에 두고 앱을 개발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일기는 iPhone 사용자가 자신을 돌아보고 삶에 감사하는 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앱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행위는 정신 건강을 이루는 주요 요소인 자기 이해 1 와 자기 인식 2을 향상하는 데 필요하다.
감사하는 마음은 사람의 행복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2020년 네덜란드 트벤테 대학 연구팀은 "217명의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A그룹(73명)은 감사함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도록 하고 B그룹(73명)은 하루에 5개의 좋은 일을 하도록 했다. C그룹(71명)은 대조그룹으로 설정해뒀다. 그 결과, A그룹에 속한 참가자의 3분의 1 가까이가 훨씬 높은 행복감을 경험했다."(참고자료 2)는 연구 결과를 저널 <행복 연구>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감사 표현이 삶의 역경이나 부정적인 경험을 외면하지 않게 하며, 심리적 회복탄력성의 핵심이 된다고 밝혔다."(참고자료 3)
개인적으로 일기 앱은 사용자에게 관심을 가져준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의 생활과 그에 비롯된 생각을 묻는 것은 관심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서로에 대한 관심이 결여되어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기 앱은 사람이 평상시에 하거나 받을 기회가 거의 없는 질문을 대신 해주며 개개인을 들여다보고 관찰한다.
뉴스 기사에 따르면 "디지털 정신건강 관리 앱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5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2019년 대비 55% 성장한 규모다."(참고자료 1) 어쩌면 애플은 일기 앱을 통해 디지털 정신건강 관리 시장에 첫 발걸음을 내딛었는지도 모른다. 일기 앱은 오는 12월 iOS 17.2 버전과 함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iOS 17.2 베타 버전에서 사용해볼 수 있다.
참고 자료
- 고은이, "목소리만 듣고 "우울하군요"…AI가 '마음의 병' 치료 돕는다", 「한국경제」, 2023.05.17. URL
- University of Twente, "Consciously training our sense of gratitude is good for mental health",「Medical Express」, 2023.05.20. URL
- 천혜민, "감사하는 마음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헬스인뉴스」, 2023.05.28. URL
용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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